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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야기

한국입국 및 시설격리 (ft. 채식 식단비교)

미국 공항에서 나를 배웅해 주었던 친구가 집안 일로 한국을 방문했다.

출발하기 전에 격리에 관해서 물어봤고, 격리생활을 하면서 내가 필요했던 것들이나 아쉬운 점들 그리고 식사 사진들을 잔뜩 보내어 주었는데, 물론 시설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겠지만, 2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많이 변한 듯 하다. 아마도 훨씬 더 많은 시설 격리자들의 유입 때문이기도 하겠고, 그 많은 인원들을 한 명씩 다 챙겨야 하는 인원 충당도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국당시, 텅 비었던 미국공항

 

미국 출국 시의 공항 상황은 거의 비슷했는데, 한국공항으로 도착한 도착한 사람들의 숫자는 훨씬 더 많아진 듯하다. ‘나의 경우에는’, 일단 짐을 찾고 나오게 되면 방호복을 입은 경찰분들이 여권 및 작성한 서류들을 다시 한번 리뷰한 후에 내가 기다려야 하는 장소로 함께 이동한다. 어떠한 움직임에도 함께 이동해야 한다. 준비가 되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았었고, 날씨 또한 비가 올 것만 같이 구름이 가득하여, 내가 대단히 무엇을 잘못하고 어딘가 끌려가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사실 도착했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내가 머물 곳은 김포의 한 시설 격리 장소였다..

 

시설 격리 장소에서 친절히 도움을 주셨던 분이 계셔서, 막연히 걱정을 하고 있었던 마음이 안정이 되었고, 방에 들어갔더니 컵라면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물품들이 큰 비닐봉지 안에 있었다. 혹시나 해서 슬리퍼도 준비를 해 갔었는데, 슬리퍼도 준비가 되어 있었고 스낵을 포함에서 먹을 것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놀랐다. 

 

당일 날 오후에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는데,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친절히 해 주셨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코로나 테스트는 내가 있었던 시설 격리에서는 첫날, 10일이 지난 후, 그리고 퇴실 전날, 이렇게 3번을 받고 모두 음성일 경우에 퇴실을 할 수 있었다.

친구가 되어준 향균표백비누

검사 결과가 음성임을 확인하고 식사는 채식으로 신청을 했고, 매일 엄청난 양의 식사를 받았는데, 못 먹어 보았던 한국 과자들도 맛볼 수 있었고, 운동 및 시간을 빨리 보내는 방법으로, 손빨래용 비누로 매일 입고 있었던 옷을 빨았다. 손빨래를 이렇게 자주/많이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세탁과정 모두를 거치고 나면 왠지 모를 상쾌함과 함께 뿌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빨랫비누가 반 이상 사용이 될 정도 열심했었다.

 

시설 격리를 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정말 아무 곳도 나갈 수 없냐고 질문을 받았는데, 정말 방 밖을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 쓰레기봉투 버릴 때 이외에는 문을 열어 본 적도 없었으니까.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갈까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간도 금방 지나간 듯하다..

 

아는 친구가 택배를 보내어 주었을 때가 다를 것 없는 일상의 큰 행복이었던 것 같다. 모기 이야기를 했더니, 홈키파라는 것도 보내어 줄 정도로 세심하게 배려를 해 주어서 아마도 평생 가끔씩은 생각이 날 것 같다.

 

시설 격리에 있는 친구도 나처럼 채식을 신청했는데, 첫 점심식사를 받고 연락이 왔다. 내가 보내어 주었던 화려했던(?) 식단과 다르게 너무 간단하다며 실망했으며, 살이 빠져서 나갈 것 같다고 투덜대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서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상의 경험을 하면서 살고 있다. 시설 격리 동안의 2주간의 시간을 그때는 그랬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미래의 그 언제가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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